일상

"시골 냥이들의 행진! 그들은 오늘도 영화처럼 산다"

강산에 살다 2025. 7. 1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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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지나고, 논두렁을 건너고, 시골을 점령한 시골 냥이들의 이야기


주인님! 나 배고파 통닭 빨랑 주세요-시골 상가 터줏대감 냥이


시골의 아침은 바쁘다. 사람보다 먼저 눈을 뜨는 이들이 있다. 바로 시골 냥이들, 고양이들이다.
새벽 안개가 걷히기도 전, 작은 발자국 소리가 텃밭을 지난다. 감자밭, 고추밭, 옥수수밭을 돌며 하루 순찰을 시작하는 고양이들. 꼬리를 세우고 걷는 모습은 마치 마을 행진처럼 당당하다.





시골 고양이들은 도시 고양이들과 다르다. 목줄도, 벽도, 울타리도 없는 세상을 산다. 아침에는 닭장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점심때쯤이면 양지 바른 지붕 위에 올라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사람의 손에 자란 것이 아니라서, 가까운듯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정이 없을 것 같지만, 묘하게 사람 곁을 맴돈다. 적당한 거리에서 함께 살아가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옆에서 살짝 기대고 야옹하고 자기길을 간다.





어느 날은 도랑옆에서 4마리의 고양이가 줄지어 걷고 있었다.
맨 앞은 가장 덩치 큰 얼룩이, 두 번째는 까만 턱시도, 세 번째는 젤리 발이 분홍빛인 노랑이, 마지막은 아기 고양이. 꼭 무슨 임무라도 맡은 듯 단단한 눈빛으로 걷고 있었다.
그 모습에  지나가던 할머니가 말했다.
“저놈들 또 쥐 사냥 나갔나보네~”
시골에서는 고양이도 **‘일꾼’**이다. 예전에는 헛간과 곡간을 지키는 수호자였으며 그래서인지 마을 사람들도 고양이들에게 밥은 챙기주지만  간섭은 하지 않는다. 알아서 먹고 자고, 알아서 일하는 그들만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다.





가끔은 시골 고양이들의 얼굴에서 인간의 표정을 본다. 경계와 호기심이 섞인 눈빛, 달빛 아래 어슬렁거리는 우수 어린 걸음. 바람결을 타고 들어온 이방인에게 '너 누구냐?'는 듯한 눈으로 쳐다보다가도, 마음이 열리면 발밑에 몸을 부비고 간다. 그 신비로움에 한 번 빠지면, 자꾸만 마당에 나가 그들의 행진을 기다리게 된다.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
시골 고양이들은 자연과 함께 숨 쉬고, 계절을 따라 산다. 봄에는 새싹 냄새 맡으며 걷고, 여름엔 나무 그늘에서 뒹군다. 가을엔 볕 좋은 마루에 누워있고, 겨울이면 햇빛따라 몸을 굴리며 등을 데운다. 인간보다 더 자연을 알고, 더 순리대로 살아간다.




이따금 나의 아지트에  고양이 여럿이 모여있는 걸 보면 마음이 놓인다. 그들의 평화로운 존재가 시골 마을의 풍경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시골 고양이들의 오늘도, 그렇게 조용하지만 당당하게 이어진다. 마치 작은 행진처럼.



우리는 영화를 찍지만 시골 냥이들은 영화처럼 산다. 바쁜 현대인보다 시골냥이가 가끔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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