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쓴다는 것은
나를 발그레
벗기는 일
시를 쓴다는 것이
죽었던 일하나 생명
불어넣어 잠깐 대면하는 일
아주 잠깐
시를 쓴다는 것은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수시로 길을 잃는다는 것
기차도 가버리고
해야 할 일도 잊고
국을 태우고
멍하게 대면하는 삶의 떨림 같은 것
좋은 시를 보면
시샘이 나서 밤새
혼자 품고 수천 번을 읽다가
사랑에 빠지는 위험한 일
시인은
그래도 시를 쓴다
내 마음의 무늬를
깊은 심연의 바다에
풍덩 빠지는 일을
외면하지 않는다
정성스레 진실성 ,정중성 ,지향성이
기도하듯 정제된
언어를 토해내는 거룩한
의식 같은 것
그 시인의 제단에
나는 시인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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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의 자원(字源) 풀이
'시(詩)'는 말씀 언(言)과 절 사(寺)가 결합된 형성문자입니다.
言 (말씀 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나 언어를 뜻합니다.
寺 (절 사 / 관청 시): 원래 이 글자는 '발(止)'과 '손(寸)'을 합친 모양에서 유래하여, 멈추어 서서 손으로 정성스럽게 일을 처리하는 곳을 의미했습니다. 이후 수행의 공간인 '절'이나 공적인 업무를 보는 '관청'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즉, 詩는 "절(寺)에서 기도하듯 정성을 다해 내뱉는 말(言)" 혹은 마음을 다스리는 신성한 말
이라는 깊은 뜻을 품고 있습니다.
고전적 정의: 시언지(詩言志)
동양의 가장 오래된 시집인 《시경(詩經)》의 서문에는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시자, 지지소지야 (詩者, 志之所之也)"
"시는 마음(志)이 가고자 하는 바(之)를 말하는 것이다."
志 (뜻 지): 선비(士)의 마음(心)을 뜻하며, 마음속에 간직한 굳은 의지나 생각입니다.
마음속에 머물러 있으면 *뜻(志)'이 되고, 그것이 밖으로 터져 나와 언어로 정립되면 시(詩)'가 된다는 논리입니다.
구성 요소로 본 시의 본질
한자어 풀이를 통해 본 시의 본질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진실성 (言): 꾸며낸 거짓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고백이어야 합니다.
정중함 (寺): 함부로 내뱉는 말이 아니라, 절에서 도를 닦듯 정제되고 절제된 언어여야 합니다.
지향성 (志): 단순히 현상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정신과 가치관이 향하는 목적지가 있어야 합니다.
결국 한자어로서의 시(詩)*는 *내면의 가장 깊은 울림을 가장 정성스러운 그릇에 담아낸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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