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하나, 풍경 둘

자작나무에게/강해원

뚜벅 뚜벅 2026. 5. 11. 09:35

겨울 내 하고 싶은 말
다 태우고 겨우 숨 쉬는 소리로
자작자작했을 자작나무에게 기대어본다

키다리 순백의 나무 줄 세워두고
내 친구의 건강을 기원했을 너에게
나 대신 고마움을 전해본다

울퉁불퉁 매끄럽지 않은 길
걷다가 넘어지지 말라고 켜켜이
기둥 세워 안전막 세우고
건강 기도문을 돌돌 말아
그 길에 세웠을 너의 흰자태가
경이롭다

너는 나보다 낫구나

나는 내 일로 바빠
가끔 글로만 힘내라 하는데
너는 그새 자작거리는 소리 잠재우고
하얀 백지에 수도 없이 깊은 마음 적어서
그 길에 기둥 세워
하늘을 향해 기도하고 있구나

먼 길
시 쓰는 친구를 위해
걷다가 찍고 걷다가 찍고 했을
장면 장면을 나도 오늘부터 말아서
너처럼 사람에게 평온을 주는 친구가
되고 싶다

먼 북유럽 어딘가에서 펼친 이야기
돌돌 말아
여기 한반도 곳곳에
자작자작 내 몸 태워
조곤조곤 깊은 마음 내주는
너는 내 친구에게도 마음을 내주는
고맙고  고마운
자작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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