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가 끝나고 문득 신발을 벗는 순간,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내 발의 피로다. 머리보다, 허리보다, 마음보다 먼저 지친 곳. 바로 나를 이고지고 하루 종일 버텨준 **내 몽뚱아리, ‘발’**이다.'발은 제2의 심장이다'라는 말이 있다. 피를 온몸으로 밀어내고, 다시 끌어올리는 순환의 중요한 역할. 하지만 우린 그 소중함을 종종 잊는다. 걷고, 서고, 뛰고, 들고 나르고… 늘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우리는 발에게 “고맙다” 한마디 해주지 않았다.오늘도 나는 그랬다. 버스를 놓칠까 헐레벌떡 뛰고, 장바구니 들고 오르막길을 오르며, 서서히 쑤셔오는 발끝의 무게를 애써 무시했다. 점심시간에도, 퇴근길에도 발은 내내 무거웠다. 그렇게 하루를 버티고 이제야 벗어본 양말 아래 눌린 발가락, 뻐근한 발바닥, 그리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