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하나, 풍경 둘

날개잃은 새

뚜벅 뚜벅 2026. 3. 24. 11:05

다정하게 떨리던 목소리
바람 되어 떠돌다
새 한 마리
오늘도 엎드려 있다


날개 잃은 새
아무리 말하고 싶어도
전화를 할 수가 없네


받지 못하는 잊혀진 번호
없어진 공중전화에 서서
그 번호를 누르며 그녀는
새하얗게 눈부시게  늙어간다


잃어버린 약속은
휴대폰 속에 잠들고
기다림은 수십 년을
떠돌고 있는데 소리 없는
벨 소리만 울리고 울린다


날개 잃은 새
잃어버린 약속에
날개달수 없어 날지 못하고
어쩔 수 없었다고
납작 엎드려 비통한 사과를 한다

공중전화 앞에 선
비목
끊지 못하는 벨소리
변명 없이 그저 함께
바람이 되어 흐른다



날개잃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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