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하나, 풍경 둘

[강해원시 ][강해원시인] 설산

뚜벅 뚜벅 2026. 5. 1. 12:09

흰 낙타 한마리가
눈속에 푹푹 빠져 숨어 있다

흰 낙타가 사는 그 설산 오라고
흰흰흰 눈뜨고 나를 부른다

검은 눈 두 개가
흰 눈 두 개 뜬 짐승을
만나는 순간
설산이 다시
하얗게, 하얗게
무너졌다

나를 바라보는 눈
흰 눈으로 바뀌어
네가 거기 있음을
알릴려고 몇발자욱 떼니
설산은 말한다

검은 눈은 절대로
흰 눈을 가질 수 없다고
네가 아니라고 흰 산은
마음이 아파서
산산히 부서진다


저 멀리
흰 낙타 한마리
설산 속으로 사라진다

아직 여기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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