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깨어진 인생이 아파서 길바닥에 나뒹굴 때조차도, 나는 겨우 신발끈을 다시 동여매고 그 서슬 퍼런 인생의 칼날 선 위에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서 있었다.
어쩌면 작두로 확 잘라내어 모든 것을 끝내야 했을 때조차도, 차마 그 무거운 칼날을 마지막까지 누르지 못했다. 어떻게든 마지막 짚푸라기 하나라도 잡아보려고, 작두의 서늘한 칼밑에서 간신히 목숨 한 줌을 빼내어 거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을 뿐이다. 자존심은 입을 다물게했다.
그렇게 모진 시간을 견디다 보니, 저 멀리서 아스라이 들려오는 타종 소리에 또 한 해가 바뀌나 보다를 여러 수년, 내 젊음이 저물고 있었다. 지나온 시간이 애틋했는지, 잘 버텨냈다며 다가온 한 해가 해마다 가만히 나를 쓰다듬어 주었다.
나의 시는 바로 그렇게 시작되었다. 내 삶이 사정없이 쪼개질 때, 숨구멍을 찾듯 터져 나왔던 그 작고 파르르 한 언어들이 비로소 글이 되어 내 가슴을 치며 줄지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말해야 안아프다고 의사가 말해도 외면하고 걸어온 듯 했다. 자기가 나를 어찌안다고
이제 그 매서운 칼날 위에 내 삶의 씨줄을 단단히 매고, 다시 곱게 나빌레라 승무의 춤사위를 시로 무대 위에 펼쳐 보고 마무리해보고 싶다. 아픔을 넘어선 시인의 제단에는, 여전히 깊고 웅장한 징소리가 긴 여운으로 도포자락위에 울려 퍼지고 있다.
그 언어가 다 마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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