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하나, 풍경 둘

뜬 눈1/강산 강해원시

뚜벅 뚜벅 2026. 6. 6. 06:44

뜬 눈 1

강산  강해원



마음이 눈떠 있으면
눈이  감기질 않는다

하늘이 별이 다 반짝여도
내 별이  나를 비추지 않아서
내가 잠은 잘 수가 없다
나의  푸른 별

잠결에  비몽사몽으로
밖에 나가니  바람이  매몰차게  스친다
제발 눈 감고 자라고
찰싹 빰사다귀가  바람처럼 날아왔다


흰 교복 다 젖은  맨살을   보인 채. 우산은 꼭 쥐고  그날 집 앞에서  "나한테  뭐해줄 수 있냐고  왜 태어나게 했냐고"  대들었던 그날  아버지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떨리던 손으로
내 빰을 때렸다

아버지의 눈물과 내 눈물이 잠깐 부딪히다
그 야심한 밤에 집을 뛰쳐나왔던 기억이  오랜 시간을 헤집고  다시 또 내 앞에 와있다.

그날밤은 젖은몸, 젖은걸음으로 시내에서 수성구까지 도저히 걸을 수 없는  거리를 눈을 부릅뜨고 걸었다. 짓궂은 남자애들이 슬쩍
몰려와 건드려도 내눈은 " 야 어쩔 건데 죽고싶어"  눈으로 응수하니 순식간에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날  외면한 아버지의 눈물을  내 눈에 받아
시내를 통과해  그먼길 걸었던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은 철이 없다.  이제는 대들
아비도 없지 않은가!

따스한  바람처럼  날아온  아버지 손길에
둔탁한 마음을 잡고  뒤늦은 후회를 해본다.
살아보니 삶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을
이제야 깨닫고 있다.
그때는 그냥 그러고 싶었나 봐요

자식을 키워보니  그 말이 얼마나  비수처럼 꼽히는 걸 알아요 그래서  뒤꿈치 들고 조심조심 걸어요

이제 눈을 감아야 되는데
뜬 눈이  자꾸만 아파요
아버지
그놈의  시를 쓴다고
시인이 뭐라고

https://youtube.com/playlist?list=RDP_x5JmRcV8k&playnext=1&si=HlA2jlDy3q8r50W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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