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련된 구석 눈 씻고 찾아봐도 없고, 그 흔한 명품 없는 투박한 물건들이 바닥에 낮게 엎드려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그 소박한 풍경이 어쩌면 그리도 고향을 닮았는지, 이끌리듯 오일장만 서면 길을 나섭니다.
가지런한 포장지에 담겨 매끈한 자태를 뽐내지는 않지만, 할머니의 주름진 손마디가 툭 건네는 봄은 참으로 정겹습니다. 비닐봉지와 작은 바구니마다 가득 담긴 냉이와 달래는, 어느덧 잊고 지냈던 고향 논두렁의 해묵은 이야기들을 조잘조잘 손바닥 위에 올라옵니다.
시장을 돌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양손 가득 들린 묵직함은 내 마음속에 살아난 고향의 시골장터인지도 모릅니다. 내 손에도 마음에도 어느새 오일장 따라 봄이 이만큼 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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