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하나, 풍경 둘

구룡포 해녀의 사랑이야기

뚜벅 뚜벅 2026. 3. 16. 08:55

구만길 아득한 저 바다 끝에
둥지 하나 틀어  옹기종기 살았네
물결 위를 노니는 저 갈매기처럼
내 사랑 곁에 있어 날 듯이 살았지

천리길 깊은 물속 해녀가 되어도
차가운 바다를 내 집처럼 헤맬 때
바구니 가득 채운 멍게 해삼 조개보다
"오늘도 수고했네" 한마디가 듣고
싶어 집으로 달려왔었지

참았던 숨을 토해 하늘 한 번 보고
깊은 바다에 머리박아
물질  고단해도 님 향한 마음으로
푸른 파도에  꿈을 건져 올렸네


어느덧 칠십 넘어온 다리는 저리고
빈 바구니 메고 돌아오는 이 길에
아파서 멀리 떠난 당신은 간데없고
조개 두 개만이 덩그러니 나를 반기네

하늘 끝에서 볼까, 바다 끝에서 만날까
텅 빈 망태기 들고 내 사랑 찾고 싶어
오늘도 해녀옷 바다에 걸어두고
자유로운 갈매기 되어 찾아가보리라

나도 다음 생엔 바닷가에 살면서 저런 사랑해보고 싶다

구룡포해녀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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