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창고 아래
차갑게 웅크린 플라스틱 긴 줄 하나
의식은 이미 저물어 가는데
끼니를 잊은 육신은 코줄로 길게 길게 기어갑니다.
자식들의 마지막 효도줄
할 일처럼 밀어 넣는 액체들
삼키지 못한 생(生)이 콧줄이 흘러
효도라는 이름으로 들어가다가 굳어갑니다.
묶인 두 손은 허공을 움켜쥐지도 못하고
말문이 막힌 입술엔 침묵의 이끼가 끼어
거울 속 일그러진 낯선 형상은
어느덧 내가 아닌 코긴 괴물을 닮아 있습니다.
누가 이 긴 부리를 거두어 줄까요
한 마리 나비가 되어 가벼이 날 텐데
세상은 나를 기다란 코쟁이로만 살라 합니다.
차마 뱉지 못한 비명이 가슴에 고여
허물처럼 남은 몸뚱이를 뒤척이는 것도 힘듭니다.
이 생의 마지막 문턱에서
나는 그저, 날개 치며 나비가 되고 싶을 뿐입니다
너도 한번 끼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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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해원 시] 마지막 시간, 나비의 꿈
반창고 아래 차갑게 웅크린 플라스틱 긴 줄 하나 의식은 이미 저물어 가는데 끼니를 잊은 육신은 코줄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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