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여름호 글빛 문학 신인문학상 공모전
https://m.blog.naver.com/hanwoori380/224267051119
허리굽은 하루 (박수인)
강 해원
아이 셋 키우고 큰아이 육십이 되어가니 나는 팔십이 넘고야 말았다
며칠 전 버스 안에서 창밖에 허리 굽은 할미가 눈에 들어왔다
나랑 비슷한 모습에 한참이나 고개를 돌려보았다
이 세상 몇 걸음 걸어온 듯한데 우리는 이렇게 고개 숙인 할미꽃이 다 되었구나
오늘 하루 땅거미가 내 앞에 와도 내 거칠고 작은 손은 여전히 바쁘다
내 옆의 구순을 눈앞에 둔 짝꿍은 갈수록 큰소리쳐야
몇 마디 알아듣고 고개만 끄덕인다
남들은 우리 부부가 보기 좋다는데 허리 굽은
내 하루는 내 짝꿍 밥상머리 들기도 힘들어졌다
저녁 해거름 허리 펴고 눕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뜰 앞의 까망 멍멍이 두 마리 하루 양식을 채우고야 허리를 편다
내 이름은 박수인 내 짝꿍은 강대유
손잡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마는
우리로 이어진 아들 셋과 손자 손녀가 소복소복 눈 쌓인
언덕을 내려와 자기 인생을 노래한다
내가 팔십 하고도 넷이 되어서 뒤돌아보니 아들 셋이 머리가
하얗게 나와 같이 늙어가고 있구나
훈장처럼 굽어진 내 허리에 많은 얘기가 얹혀 누군가 잘 살아오셨다 토닥이지만
가는 세월 아쉬워 젊은 날 굽지않은 내 허리를 꿈꾸어 본다
노랑 저고리 입고 사뿐사뿐 걸어왔던 내 젊은 날이 그리워 빨갛게 익은 노을 진 하늘에 노랑저고리 걸어두고 한없이 바라본다.
나에겐 정서적인 엄마 같은 분이 계신다.
오래 긴 세월 유년부터 숙모님을 엄마처럼 따라다니고 작은집에서 놀고 자고 했다.
몇 해 전 두 분을 위해 시를 지어 액자 만들어 거실에 걸어드렸다. 특히 선하신 작은아버지는 읽고 또 읽으며 좋아하셨다.
아버지랑 의형제인 작은아버지는 나와 숙모님 병간호 속에 집에서 조용히 눈을 감으시고 이제 아흔이 된 숙모님이 혼자계신다. 작은 아버지는 네가 있어서 편하게 갈수있다고 숙모님 지팡이를 손수 나무를 깎아 세워두고 먼길을 떠나셨다.
내 시인 등단 책을 읽고 전화가 왔다.
전화기 너머에서 긴 세월 함께한 엄마의 마음으로 훌쩍훌쩍 우셨다.
특히 여명이라는 시에 마음이 힘드신지
말을 못 하시고 몇마디 읊조리다 뚝 끊으셨다.
우리 숙모님은 마지막길을 나에게 부탁하셨다.
해드린다고 약속했다.
아들 셋있는 집에 오랫동안 난 딸 노릇을 했다.
나에게 평온과 고향 같은 심리적 안정을 주시는 고운분이시다.
마지막 그녀의 찬란한 삶을 응원해본다.
그녀의 이름은 박수인 ! 구순을 목전에 두고계신다.


https://youtu.be/cS-IiArGmcU?si=JwdAJjgY4k0q8YrZ
KBS Kpop
357K likes, 40K comments. "김진호 - 가족사진 [불후의 명곡2].20140524"
www.youtube.com
'글 하나, 풍경 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참꽃술 (7) | 2026.04.28 |
|---|---|
| 글빛문학 2026여름호 글빛 문학 신인문학상 공모전 (13) | 2026.04.28 |
| 그 남자를 하루만 살리고 싶다 (10) | 2026.04.26 |
| 오늘의 표정 (7) | 2026.04.25 |
| 사월의 선로/강해원시 (6) | 2026.04.25 |